2025년 5월 16일 (금) 33일차 (48코스, 47코스) (거진읍) 26° 구름 많음 / (죽왕면) 23° 흐림(일부 비) 마지막 날이다.
48코스, 47코스만 남았다. 역순으로 내려가는 48코스(13.6Km, 난이도 쉬움)는 거진항을 출발하여 북천철교와 남천교를 지나 가진항에 이르는 길로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생태환경을 관찰할 수 있는 코스이다.
거진항을 지나니 거진해변과 반암항, 반암해변이 나오고 민박촌 마을을 지난다. 마을 도로를 따라 농촌길로 들어선다. 초계천을 따라 가니 북천과 만나는 하구지점에 송강정철정이란 마을 정자가 나온다. 여느 마을의 노인정 앞에 있던 정자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평화누리길 코스의 일환으로 이름 붙여진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조금 지나 지금은 자전거도로인 북천교량이 나오고 그 아래에 예전 동해북부선 철도 요충지인 고성의 북천철교 교각 잔해가 보인다.
바닷가 도로를 따라 4개의 조그만 풍력발전기와 20여개의 태양광 발전판이 논밭에 모여있는 모습이 보인다. 동호리해변을 지나 남천교를 건너 점심때가 되어 여유를 갖고 예쁘게 꾸민 마을 식당에서 마지막 점심을 먹고 편의점에서 생수도 챙긴다. 종점인 가진항을 향해 가는데 우리를 마지막 배웅이라도 하듯 누워서 타는 10여대의 자전거 행렬이 인사를 하고 지나간다.


















이어지는 47코스(9.7Km, 난이도 쉬움)는 가진항에서 시작하여 왕곡 한옥마을과 송지호 철새관망타워를 지나 삼포해변에 이르는 길로서 전통 민속마을과 호수길, 해안길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은 코스이다.
가진항을 지나 공현진해변 끝에 공현진항이 있다. 여기서부터는 마을로 들어선다. 오봉천을 따라 올라가니 왕곡마을 입구에 저잣거리가 나온다. 사람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조금 넘어가니 고성왕곡마을이 나온다. 제법 큰 시골 전통마을같다. 마을길을 따라 나오니 송지호를 끼고 돈다.
건너편에 송지호관망타워가 멋지게 보인다. 계속 송지호를 따라 걸으면 끊어진 옛 동해북부선 철도가 다시 이어지기를 희망하는 조형물이 나온다. 아마도 예전에 송지호역이 있던 곳인가 보다. 공사중으로 문이 닫힌 송지호관망타워를 지나 바닷가를 찾아 가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급히 비옷을 차려입고 출발한다. 이제는 비옷을 꺼내 입는 일도 많이 익숙해 졌다.
송지호해수욕장을 지나 봉수대오토캠프장을 끼고 돌아 바닷가로 나오니 드디어 삼포해수욕장이다. 오는 길에 비도 그쳤다. 집사람과 함께 해파랑길 50코스 750km를 33일간 오로지 걷는데만 집중하고 여기까지 와서 마무리를 하게 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도중에 만나 직접 격려도 해주고 단톡방과 전화로 격려와 응원을 해준 많은 친구들의 성원덕에 무사히 아무 탈 없이 완주를 하게 되어 감사드린다. 무엇보다도 처음에는 약간 힘들어 했지만 갈수록 제자리를 찾아가며 끝까지 옆에서 나를 격려하고 도와주어 여기까지 이끌어 준 집사람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
오후 5시 반이다. 여기서 많은 시간을 끌 수 만은 없다. 간략하게 해안에서 성공 자축 세레모니를 하고 시내버스를 탔다. 1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눈에 익은 속초 시내의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오후 7시 10분 우등고속버스에 피곤한 몸을 싣고 빗속에 양양고속도로를 통해 2시간 30분 걸려 강남고속터미널에 도착하였다. 마지막 힘을 내어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하니 거의 11시가 가까웠다.
비도 그쳤다. 이제 정말로 이 여행을 끝내게 되는구나 하고 머리속에 지난 33일이 주마등 처럼 지나가며 깊은 잠에 빠져든다.













완주를 마치고 돌아와 지친 몸을 어느정도 추스리고, 자료를 어느정도 정리를 한 후 5월 31일자로 두루누비를 통하여 완보 인증 신청을 하였다.
며칠 후 한국관광공사로부터 6월 5일자로 완보 인증이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6월 중순에 집사람과 함께 완보 인증서와 기념패를 택배로 받았다.
인생에 있어서 무언가 커다란 것을 해냈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집사람과 둘이서 함께 하여 더욱 느낌이 남다르다.
이러한 기분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살아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