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8일 (목) 25일차 (35코스, 36코스)
(강동면) 19° 맑음 / (안인항) 20° 구름 많음
35코스(9.1Km, 난이도 보통)는 강릉 구간으로 바우길 09코스와 함께한다. 한국여성수련원에서 출발하여 옥계해변과 금진항, 심곡항을 지나 정동진역에 이르는 구간으로 어촌의 정경과 탁 트인 해안길, 정동진을 향하는 숲길로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옥계해수욕장은 서핑을 많이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아직 철이 아니라서 그런지 서핑을 즐기는 사람은 없다. 금진항을 지나면서는 해안 도로길 헌화로를 따라 걷는 길이다. 바로 바다 옆이라 강원도 동해의 기암괴석 바위들을 감상하며 걷는 것도 즐겁다. 심곡항을 지나 정동진으로 이어진다. 썬크루즈리조트가 보인다. 해파랑길 코스는 아니지만 도로에 바다부채길 600m라고 쓰여 있다. 이 정도면 들렀다 가자며 리조트 담을 따라 돌아갔다. 그 끝에는 군사구역으로 출입이 제한되어 헛수고를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나오는 길에 어떤 일행들이 따라 들어가고 있어서 말렸다. 바다부채길은 멀리서 바라만 보고 정동진해변으로 향했다. 모래시계공원에서 2000년 1월 1일 제작된 밀레니엄 모래시계를 구경하고 계속 진행했다. 정동진해수욕장 입구부터는 해변의 백사장은 밟지를 못하고 위의 철도 건너 도로를 따라 종점인 정동진역까지 갔다.
정동진역과 해변은 나에게 또 하나의 군대 이야기 거리이다. 78년 군입대를 하고 전방기, 후방기 교육을 마치고 9월초에 처음으로 배치받은 곳이 바로 정동진역 앞의 해안근무였다. 그 때에는 밤에 방위병과 둘이서 2km 정도 백사장을 왔다갔다 하며 근무하는 동초근무였다. 저녁을 먹고 2번을 왕복하면 새벽녁이 밝아온다. 9월이면 추석도 있고 20대 초반의 여린 감성에 집 생각도 참 많이 났었다. 백사장으로 진행하면 코스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서 이런 추억이 있는 정동진역 앞의 백사장을 밟아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니 마냥 아쉽기만 하였다.
36코스(8.8Km, 난이도 어려움)는 바우길 08구간과 함께한다. 정동진역에서 출발하여 183고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지나 안인해변에 이르는 코스로 해안길이 아닌 괘방산 등산로를 따라 안인 해변입구까지 이어지는 해안길과 바다를 내려다 보며 걷는 등산길이다.
출발점인 등산로 입구에서 QR코드를 찍고 산을 쳐다보니 그동안 싸인 피로로 산을 올라갈 엄두가 나지를 않는다. 지도를 살펴보니 해안길을 따라 가다가 6.25남침사적탑이 있는 곳에서 코스 중간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어 보인다. 그곳에 가서 산길을 찾으니 길이 붕괴되어 올라갈 수가 없다. 하는 수 없이 도로를 따라 더 가보기로 하였다. 등명락가사라는 절에서 괘방산에 오르는 길이 있다. 차도 다니는 콘크리트 포장도로이다. 오르기가 수월하겠다고 생각하고 올라갔다.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힘들게 쾌방산 활공장에 당도하니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차라리 처음부터 코스대로 산을 타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후회가 몰려왔다. 아무튼 정상에 올라와서 발아래 지나왔던 바다를 내려다 보니 힘들었던 일은 싹 사라졌다. 산을 내려오니 바로 36코스 종점이다. 근처에 숙소를 잡고 휴식에 들어간다.